“피부약은 독하다”는 말이 일부 옳은 면도 있다면 그것은 주로 스테로이드를 두고서 하는 얘기입니다. 피부과에서 쓰는 약 중의 하나가 스테로이드이기는 하지만, 피부과에서만 쓰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피부병을 스테로이드만으로 치료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요. 보통의 개인 피부과 의원에서도 먹는 약만 하더라도 수십 가지 이상을 사용합니다. 그러니 “피부약이 곧 스테로이드” 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의학상식입니다.
과거에 스테로이드가 처음 발명되었을 당시에는 그야말로 만병통치약으로 인기를 끌었었습니다. 무슨 병이든 스테로이드를 먹으면 증상의 호전을 느끼게 됩니다. 나중에야 어찌 되건 일단 팔, 다리, 머리, 허리 쑤시고 아픈데가 싹 가라 앉으니 너도 나도 일단 먹고보자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스테로이드의 장기 복용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알려지고부터는 전문적인 판단하에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는 약으로 취급하게 되었습니다.
피부과에서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때는 급성 경과를 보이는 경우, 즉 며칠 내에 치료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런 경우에도 증상의 호전을 보일 때는 용량을 조절해가면서 치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어린이의 경우는 특히 스테로이드를 먹는 약으로 처방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가려움증은 항히스타민 제제로도 얼마든지 치료가 되고, 항히스타민 제제는 장기적으로 복용하더라도 부작용이 미미합니다. 위험 부담을 안고서 굳이 스테로이드를 써야 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바르는 스테로이드는 먹는 약에 비해서는 부작용이 덜하지만, 역시 부작용에 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바르는 약도 그 강도가 매우 강한 것부터 매우 약한 것까지 여러 가지가 있어서, 병의 중증도, 환자의 나이, 발병 부위에 따라 사용하는 약을 차등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판단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의사가 하게 되는 것입니다.
독한 약을 줄까봐 아이를 일부러 병원에 데려오지 않을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독한 약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또한, 피치 못해 독한 약을 써야 하는 경우는 반드시 그 사실에 대해서 의사가 미리 알려주게 될 것입니다.